언니와 큰오빠와 작은오빠
그리고 나, 여동생
2남 3녀 오남매..
꽃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분에
대문밖에도 옥상에도 온갖 꽃들로 가득한 집에서
아옹다옹 복작복작 살았지
언니의 지난 이야기는
학교 갔다오면 동네우물 물 길어다 나르는게 일순위
장사가신 엄마가 집에 오면 힘들지 않게 한다고..
훤칠한 키에 인물좋은 큰오빠는 집안의 우상
학교에서 공부도 잘해 서울 전국대회까지 간 건
엄마의 영원한 자랑거리
그런 큰오빠에 치여
영원한 2인자였고
아버지를 닮아 노래를 참 잘 부르던 작은오빠
다섯살 터울 나에겐 언제나 밥이 되었고
앙앙거리며 이겨먹는 나에겐 만만한 존재
동생과 나는 세상 어려운거 모르고 자랐다나
언니가 물을 이고 나르는 것도
오빠들이 어시장까지 큰 자전거 타고 가서
엄마의 짐을 실어나르는것도
옛이야기에 이러쿵저러쿵 언니오빠들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..
물을 이고 나르던
현모양처인 언니는 지금 고약한 병과 투병중이고
영원한 2인자 작은오빠는
뭐가 그리 급했을까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며칠전 먼 길을 떠났고
잘생기고 멋있었던 큰오빠는
세월에 떠밀려 칠순을 훌쩍 넘긴 노인이 되어
지팡이에 의지한채 동생의 빈소에 들어서고
산다는게
참 많이도 슬프고 슬픈 일인거 같다
생노병사라.. 왔으니 가야하고
인연따라 왔으니
또 때가 되어 인연따라 감이 당연한 이치거늘
그래도 삶이란게 너무도 허무하다
너무도 덧없다
어떻게 살아야 할까 ?
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걸까 ?
정답없는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
무심한듯 하루가 또 시작된다
어디에선가 뻐꾸기가 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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